박상준의 숨은SF영화 다이어리

<브이>

원제 V / 1983년 미국 / 출시사 SKC

감독 케네스 존슨 / 주연 마크 싱어 외

1980년대 초반에 우리나라에서도 방영되어 대단한 인기를 끌었던 미드. 모두 5편의 비디오로 전체 시리즈가 다 나왔었는데, 이처럼 SF연속극이 비디오로 전부 출시된 경우는 매우 드물다.

어느날 지구상의 대도시 상공마다 거대한 UFO가 나타나더니, 인간과 똑같이 생긴 외계인들이 나타나 인류에게 복종을 강요한다. 그들의 압도적인 과학기술에 대다수 사람들은 굴복하고 말지만, 소수의 저항 세력들은 게릴라전을 펼치기 시작한다. 

한편 외계인들 내부에서는 내분이 일어나고 또 인간들 중에도 외계인에게 영합하는 자들이 등장한다. 그런 와중에 외계인의 무시무시한 실체가 드러나는데, 놀랍게도 그들은 인간의 탈을 썼을 뿐 사실은 파충류의 외모를 지녔고 게다가 육식성이다.

영화의 설정 자체는 그리 신선한 편은 못 된다. 거대한 UFO가 도시 상공에 나타난다거나 외계인이 파충류같다는 설정은 저명한 SF작가 아서 클라크가 1950년대에 발표한 장편 ‘유년기의 종말’에 이미 똑같이 등장했던 것이다. 그러나 외계인 및 사람들간의 갈등,증오,투쟁,사랑,우정 등등이 여느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디테일하게 펼쳐지고 액션과 스릴도 전개되며 그에 더해서 SF특유의 독특한 아이디어들까지 계속 이어지면서 이 작품은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화제작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방영될 당시, 극중의 저항세력들을 흉내내어 길가의 담벼락 등에 스프레이로 커다랗게 ‘V’라고 쓰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는 일화도 있다. 

2009년에 다시 미드로 리메이크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