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준의 숨은SF영화 다이어리

<2010 우주여행>
원제 : 2010: The Year We Make Contact
1984년 미국 / 감독 피터 하이엄스 / 주연 로이 샤이더, 존 리스고, 헬렌 미렌 외
국내출시 1990년 / 출시사 대우(MGM/UA)
<2001년:스페이스 오디세이>가 세계영화사상 손꼽히는 고전 걸작으로 대접받는 반면에 속편인 <2010>은 그늘에 가려 그다지 주목을 못 받고 있지만, 사실 이 영화도 보통을 넘어서는 뛰어난 SF영화이다.
<2010>은 <2001>보다 9년 뒤의 시점이 배경. 목성 부근에서 표류하고 있던 디스커버리호를 조사하기 위해 미국과 러시아의 합동 탐사대가 출발한다. 그들은 텅 빈 우주선에서 데이브 보먼의 유령을 만나는데, 그는 원래 디스커버리호의 승무원으로서 <2001>에서 신비스런 우주 경험을 거쳐 사라져버린 인물이었다.
초월적인 지성과 문명을 지닌 미지의 외계인들은 보먼의 유령을 통해 지구 인류에게 메시지를 전한다. 태양계 전체의 제한없는 탐험과 개발을 용인하지만, 단 목성의 달 중 하나인 유로파에만은 접근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원래 클라크의 원작소설 <2010>에는 중국의 우주선이 독자적으로 유로파를 탐사하는 내용이 있지만, 영화에서는 이 부분이 빠졌다.
<2010>의 감독은 피터 하이엄스로서, 이 작품을 맡을 당시 이미 뛰어난 SF영화를 몇 편 제작하여 실력을 인정받고 있던 사람이었다. 서부극의 고전인 <하이눈>의 SF버전이란 평을 들은 <아웃랜드>나 화성탐사선에 얽힌 음모이론을 다룬 <카프리콘 프로젝트>, 또 시간여행 배경의 활극 <타임캅> 등이 모두 이 사람의 작품이다. 그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2010> 역시 세련된 특수촬영과 효과가 돋보여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