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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라마와의 랑데부> 박상준의 SF명작 다이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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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와의 랑데부> 박상준의 SF명작 다이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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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준의 SF명작 다이제스트



<라마와의 랑데부 Rendzvous with Rama>

 

* 줄거리

22세기의 어느날, 아득한 우주 바깥쪽에서 태양계로 접근해오는 작은 천체 하나가 포착된다.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놀랍게도 그것은 길이 50Km에 직경이 20Km인 원통 모양의 인공물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지구는 순식간에 떠들썩한 흥분에 휩싸이고, 무의미한 번호만 붙은 채 관리되던 그 천체는 '라마'라는 이름을 얻는다. 궤도 계산 결과, 라마는 광속도의 1%정도 되는 속력으로 아득한 우주공간을 무려 20만년 가까이 날아 온 것이라는 추정이 내려진다.

라마가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를 지나 계속 태양에 가깝게 다가오자, 지구에서는 근처를 지나던 우주탐사선 인데버호에게 긴급 명령을 내려 그 정체불명의 물체를 탐사하도록 한다.

노턴 선장이 이끄는 인데버호는 세심한 조종끝에 라마의 표면에 착륙하고, 탐사대원들은 원통형의 한쪽에 붙어있는 복잡한 구조물들의 관문을 지나서 라마의 안으로 진입하는데 성공한다.


라마는 안쪽 공간이 텅 비어있는 거대한 우주선이었다. 그러나 살아있는 물체는 아무 것도 찾아볼 수 없는, 마치 주인을 잃은 우주의 방주 같은 것이었다.

라마의 안쪽 표면엔 길이 방향으로 도랑 같은 것이 세 줄씩 나 있었으며, 중간 쯤에는 마치 원통의 안쪽을 빙 둘러서 띠를 두른 것 같은 모양으로 바다가 있었다. 그리고 바다 가운데엔 섬이 하나 있고, 그 섬에는 도시가 있었다.

한편 라마는 태양에 가까이 접근하자 마치 잠자고 있던 스위치가 작동한 것처럼 살아나기 시작한다. 긴 도랑처럼 보였던 것은 밝게 빛을 내면서 일종의 인공 태양이 되었고, 태양열을 받아 라마 내부의 공기가 데워지면서 바람과 같은 활발한 대기 운동도 일어난다. 게다가 라마 내부의 공기는 인간이 호흡할 수 있는 성분이었다.


한편 탐사대는 라마의 바다 건너편에는 무엇이 있을지 궁금해하면서도 마땅히 건너 갈 방법이 없어 고민하는데, 젊은 사관인 팩 소위가 자원하여 나선다. 그는 달이나 화성에서 스포츠용으로 탔던 자전거비행기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라마 내부공간의 중심부는 인공중력이 약하므로 팩 소위는 별로 힘들이지 않고 페달을 밟아 프로펠러를 돌리면서 라마의 바다를 건너간다. 그러나 건너편 해안에 도달하고나서 얼마 지나지않아 갑자기 대기중의 정전기가 높아지면서 고도를 잃고 추락하고 만다. 그는 거의 부상을 입지 않았지만 비행기는 완전히 부서져버린다.

난감해진 팩 소위 앞에 갑자기 거대한 거미 모양의 생물체가 나타난다. 팩 소위는 외계인과의 최초 접촉이라고 생각하고 잔뜩 긴장하지만, 그 거미는 비행기의 부서진 잔해만을 챙겨서 들고는 사라져버린다.

그 즈음 탐사대 캠프에도 팩 소위가 본 것과 비슷한 정체불명의 생물체들이 나타나는데, 관찰 결과 그들은 일종의 생체로봇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탐사대는 그들을 바이옷(biot:바이올로지컬 로봇) 이라고 부르게되는데, 바이옷의 종류는 무척이나 많았지만 그들은 전혀 지구인들을 의식하지 않고 청소 따위의 작업에만 열중한다. 사실 바이옷들은 바로 라마를 유지,보수하는 로봇 관리인들이었던 것이다.

탐사대는 작은 배를 만들어 타고 바다 가운데의 섬으로 가서, 그곳의 도시를 주의깊게 탐사한다. 그들은 그곳에서 일종의 박물관같은 장소를 발견하는데, 그곳에 보관된 물건들과 라마 자체의 내부구조 등 모든 자료들을 검토해 본 결과 라마인들의 세계는 '3의 철학'이 지배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모든 것이 3으로, 또는 세 개로 이루어져 있었던 것이다.


한편 팩 소위가 다시 귀환하기 위해 탐사대원들은 물론이고 지구에서도 여러 사람들이 지혜를 짜내는데, 결국은 라마의 중력가속도가 적기때문에 절벽에서 그냥 바다로 뛰어내리는 방법이 최선이라는 결론이 난다. 그 방법대로 그는 배를 타고 온 탐사대원들과 무사히 합류한 뒤 다시 탐사캠프로 돌아간다.

라마가 태양에 점점 다가가면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다. 수성인(수성에 사는 지구이민과 그 후예)들은 라마가 자신들에게 위협이 된다고 간주하고 우주미사일을 발사하여 폭파시키려 하는 것이다. 그러나 노턴선장 일행의 슬기로운 대처로 이 위기는 극복이 되고, 마침내 라마는 태양을 향해 똑바로 전진한다.

인데버호의 관측에 따르면, 라마는 태양으로부터 일종의 에너지 충전을 받는 것 같았다. 그 뒤 항로를 바꾼 라마는 다시 태양계를 뒤로 하고 가없는 우주공간으로 사라진다. 언제,어디서,누가 보냈는지, 그리고 미지의 목적지를 향해 얼마나 더 날아 갈 것인지 전혀 알려주지 않은 채.

 

* 작가에 대해

 아서 C. 클라크 (Arthur Charles Clarke:1917-2008)

 SF작가와 미래학자로서의 업적을 인정받아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까지 수여받은 아서 클라크는, 정작 고국인 영국이 아니라 인도양의 섬나라인 스리랑카에서 40년이 훨씬 넘도록 죽을 때까지 거주했다. 아마 그곳의 이국적인 환경이 그에겐 지속적으로 영감의 원천이 되는 역할을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흔히 아이작 아시모프,로버트 하인라인과 함께 SF문학계의 빅 쓰리(The Big Three) 중 한 명으로 불리는 클라크는 1917년 영국 서머셋 지방의 마인헤드에서 출생하여 1936년에 런던으로 상경했다. SF팬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다가 2차 대전이 발발하자 공군에 입대, 레이더 장교로 복무했는데, 그때 당시에 인공위성을 통신 중계용으로 활용하는 통신위성 아이디어를 처음 내 놓았고 그에 관한 소설도 발표했다. 이런 선구적인 아이디어는 나중에 높이 평가되어 전자통신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를 지닌 마르코니상을 수상했고, 더 훗날엔 그의 이름을 딴 '클라크상'까지 생겨났을 정도이다. 클라크 자신은 '나의 통신위성 아이디어에 특허권이 있었다면 지금쯤 갑부가 되었을텐데'하며 껄껄 웃어넘긴 일화도 있다.

SF작가로서의 아서 클라크는 '하드SF에 가까운 정통파'로 분류할 수 있다. 다른 많은 SF작가들이 작품 속에서 스릴,드라마,사회적 풍자나 은유 등 SF와는 독립적인 정서들을 추구하기도 하는 반면, 그의 작품은 늘 '경이감(sense of wonder)'이라고 하는 SF만의 독특한 감흥에 충실하다. 이를테면 아득한 미지의 우주가 펼쳐진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소년의 정서와 가장 밀접하게 닿아있다고나 할까. 그러나 한편으로 그의 작품들은 과학적 설득력뿐만아니라 스토리 구성, 유머나 진지함, 미래에 대한 전망, 사회에 대한 안목 등등 모든 면에서 부족함이 없는 수준에 도달해 있다. 그러면서도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그 모든 것들을 적절히 버무려내어 전체적으로는 우주를 향한 원대한 동경으로 형상화시키는 것이다. 그는 사실상 SF적 감성의 본령에 가장 가깝게 다가선 작가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2차대전이 끝나고 공군에서 제대한 클라크는 킹스 칼리지에 입학하여 물리학과 수학을 공부한 뒤 우등으로 졸업했다. 1946SF잡지에 단편을 발표하면서 SF작가로 등단했고, <영국행성협회(BIS)>의 회장도 두 차례나 역임하는 등 미래학자로서의 길도 걸어갔다. 특히 SF작가로서의 자유분방한 사고를 바탕으로 보수적이고 완고한 과학자들의 편견에 사로잡힌 고정관념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 작품에 대해

<라마와의 랑데부>는 1973년 발표당시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비롯한 주요 SF문학상 네 가지를 모두 석권했다. 그리고는 곧 SF의 주요 테마 중 하나인 최초의 접촉(first contact)'분야에서 고전의 반열에 오른다.

최초의 접촉 이란 글자그대로 인류가 다른 외계 문명과 처음으로 만나는 것을 의미한다. 상대방이 반드시 살아있는 외계인이 아니라 그저 다른 외계 문명, 또는 외계 생물의 흔적만일지라도 최초의 접촉 이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주제를 다룬 작품으로는 영화 <콘택트>도 좋은 예가 된다.

<라마와의 랑데뷰>는 '최초의 접촉(first contact)' 테마를 하드SF적으로 매우 훌륭하게 묘사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하드(hard)SF란 과학기술적 묘사의 정밀함에 중점을 두는 SF들을 말하는데, 대개의 경우 일반 대중들에겐 잘 알려져있지도 않은 최첨단의 과학기술이나 이론을 동원해가며 생소한 감흥을 주려고 애쓰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런 점 때문에 일반인들이 SF에 대해 지레 겁먹고 거부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아서 클라크의 작품들은 놀랍도록 현실감을 자아내면서도 그 배경이 되는 과학지식은 결코 복잡하거나 난해하지 않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정점에 섰다고 할 만한 작품이 바로 이 <라마와의 랑데부>인 것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외계우주선은 기본적으로 인류가 미래에 우주궤도에 건설하려는 우주식민지 모델과 많이 닮아있다. 수십Km길이의 거대한 원통이 자전하면서 그 원통의 표면엔 원심력에 의한 인공중력이 생기므로, 그 안쪽 면에는 작품에 묘사된 것처럼 바다나 도시의 건설이 가능하다. 또 원통 안쪽 공간의 중심부로 갈수록 인공중력이 약해지므로 공기의 부양력을 이용한 비행체는 아주 적은 에너지만으로도 장거리 비행을 할 수 있다. 이 밖에 중력에 따른 아래위 개념의 혼란, 여러가지 곤란한 상황에 처했을 때에 간단한 과학적 이론을 응용해 재치있게 빠져나오는 장면 등은 감탄에 감탄을 계속 머금게 한다. 이 모든 치밀한 묘사들을 온전히 감상하는 데에는 그저 중학생 정도의 과학 지식만 있으면 충분한 것이다.

아서 클라크는 이 작품을 쓴 지 14년 만인 1987년에 미항공우주국(NASA)의 엔지니어 출신인 젠트리 리와 공저로 <라마 2>를 발표했고, 그 뒤 잇달아 라마의 후속편을 내놓았다. 우리나라에도 이 작품들이 모두 번역,소개된 바 있다.


아이디어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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