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준의 숨은SF영화 다이어리

< 솔라리스 >
원제 Solaris / 1972년 소련 / 출시사 분도시청각
감독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 주연 나탈랴 본다르추크 외
옛 소련 출신의 예술영화 감독으로서 지금은 작고한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솔라리스>는 내용의 난해함과 시종일관 착 가라앉아있는 분위기때문에 보통 관객들이 무척 소화하기 힘든 영화로 잘 알려져 있다. 원작은 폴란드의 작가 스타니스와프 렘이 1961년에 발표한 같은 제목의 장편소설이다.
주인공은 ‘솔라리스’라는 외계 행성의 연구기지에 발령을 받아 도착하지만 마중은커녕 내다보는 사람조차 없다.
다른 연구원들의 방을 찾아간 주인공은 누군가 자살한 흔적을 발견하고 그가 남긴 의문의 녹음테이프를 가져온다. 한편 다른 연구원들은 한사코 주인공과의 접촉을 꺼리며 선문답같은 뜻모를 대화로만 상대한다.
주인공은 잠을 잔 뒤 일어나보니 뜻밖에도 예전에 자살해버린 아내가 곁에 있어서 소스라치게 놀란다. 공포에 질린 주인공은 그녀를 우주선으로 유인한 뒤 가두어버리고 하늘로 쏘아버리지만, 그녀는 또다시 나타난다.
시간이 지나면서 주인공은 차츰 상황을 파악하게 된다. 기지에 나타난 정체모를 사람들은 모두 다 솔라리스행성이 만들어낸 가짜 실체였던 것이다. 솔라리스의 바다가 하나의 거대한 생물체처럼 의식을 지니고 있어서, 지구인들의 잠재의식을 더듬어보고 그들 각자의 마음 속 깊이 각인되어 있는 인물들을 실체로 만들어낸 것이다.
원작은 ’외계 지성체와의 접촉이란 인간들의 인식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라는 인식론적 철학의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이 영화는 주인공의 의식세계 탐구에 더 중점을 둔 일종의 심리극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