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준의 숨은SF영화 다이어리

< 비디오드롬 >
원제 Videodrome
1983년 캐나다 / 감독 데이빗 크로넨버그 / 주연 제임스 우즈, 데보라 해리 등
국내출시 1989년 / 출시사 CIC
<비디오드롬>은 글자 그대로 ‘비디오(video)+신드롬(syndrome)’, 즉 ‘영상매체 중독증후군’이라고 풀이할 만한 제목이다. 캐나다 출신의 감독 데이빗 크로넨버그가 1982년에 완성한 작품으로서, 매우 섬찟한 메시지와 그로테스크한 묘사로 인해 SF나 공포,컬트영화 팬들에게 널리 알려져있음은 물론,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 꼽힌다.
성인용 프로그램 전문의 유선방송을 운영하는 주인공은 좀 더 잔혹하고 자극적인 영상들을 구하러다닌다. 그는 어느날 TV매체의 영향력을 주제로 한 TV좌담 프로그램에 나갔다가 라디오방송을 진행하는 한 여성을 알게 되며, 또한 개인적인 사정으로 직접 출연하지 못하고 대신 원거리 화면으로 좌담에 참석한 박사와도 인사를 나눈다. 그녀는 그 뒤 주인공의 기괴한 비디오 환상을 더욱 더 자극하는 상징으로 자리잡고, 또한 박사도 이미 죽었으나 생전에 남긴 비디오 기록들을 그의 딸이 조작하여 살아있는 것처럼 가장해왔음이 드러나게 된다.
주인공은 저도모르는 사이에 TV매체를 이용한 세뇌, 또는 심리조작의 음모에 말려들게 되는데, 박사의 기록과 그 딸의 도움을 받아 현실과 환상이 뒤범벅된 상태에서 힘겨운 투쟁을 벌인다. 그는 마침내 악당들의 음모를 분쇄하는 데에는 성공하지만, 이미 빠져나올 수 없는 비디오 환상에 사로잡혀 스스로 비극적인 종말을 초래하고 만다.
<비디오드롬>에서 묘사되는 비디오 환상은 현대사회에서 영상매체의 해독성에 대한 경고의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