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준의 숨은SF영화 다이어리

< 메트로폴리스 >
원제 : Metropolis
1926년 독일 / 감독 프리츠 랑 / 주연 브리기트 헬름 외
국내출시 1995년 / 출시사 시네마떼끄
1968년에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년 우주의 오디세이>가 발표되자 다음과 같은 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제야 <메트로폴리스>에 필적할 만한 SF영화가 나왔다.’
<메트로폴리스>는 1926년에 제작된 영화이므로, 이 작품이 얼마나 높은 평가를 받는지, 또 어떤 위상을 지니고 있는지 위의 예에서 역설적으로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세계의 거대도시 메트로폴리스. 하늘을 찌르는 마천루들은 물질문명의 극치를 과시하고, 그 안에서 풍요로운 기득권층들이 여유와 향락을 누리며 살고 있다. 그러나 메트로폴리스의 지하에선 비참한 삶을 영위하는 노동자들이 기계로 꽉 찬 일터와 보잘 것 없는 집만을 오간다.
자본가의 아들인 주인공은 우연히 노동자들을 위로하는 마리아의 모습을 보았다가 마음이 끌린다. 그는 지하로 내려가서 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을 충격적으로 인식하고 아버지에게 항의하지만 냉랭한 반응만 얻을 뿐이다. 한편 자본가는 과학자로 하여금 사람보다 더 일을 잘하는 로봇을 만들게 하는데, 첫번째 모델로 마리아를 납치하여 외모를 똑같이 만든다.
로봇 마리아는 노동자들을 선동하여 파업과 과격행위로 이끌고, 그 결과 저수지가 범람하여 노동자들의 주택가가 물에 잠기게 되는데...
<메트로폴리스>가 걸작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완성도 높은 내용 때문이기도 하지만 스펙타클한 촬영 및 정교한 특수효과에도 있다. 또 로봇의 디자인 등 미술부분도 탁월한 수준에 올라 있는 걸작이다.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에서도 개봉된 바 있는 고전 걸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