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준의 숨은SF영화 다이어리

< 위험한 게임 >

원제 Wargames / 1983년 미국 / 출시사 SKC

감독 존 배드햄 / 주연 매튜 브로드릭

미국과 소련이 냉전으로 대치하던 시절, ‘단추 하나만 잘못 누르면’ 핵전쟁이 발발할 지도 모른다는 말이 떠돌곤 했다. 사실 핵미사일은 복잡한 암호와 두 사람 이상의 동시 조작으로만 발사가 가능하다고 알려졌지만, 그와는 상관없이 존재했던 또다른 위험성이 있었다. 바로 컴퓨터에 의한 전쟁의 자동 발발. 예를들어 외계에서 날아오는 거대 운석을 핵미사일로 오인할 경우, 컴퓨터가 자동적으로 대응미사일을 발사할 수도 있는 것이다.

<위험한 게임>은 바로 이런 논거에 바탕을 두고 만든 으시시한 시나리오이다. 주인공은 컴퓨터 해킹에 천제적인 재능을 보이는 소년으로서, 학교 전산망에 들어가서 자신의 성적표를 조작해놓거나 여행사 컴퓨터에 들어가 공짜로 티켓을 예약해놓곤 한다. 그러다가 어떤 컴퓨터 안에서 게임 프로그램을 발견하곤 컴퓨터와 게임을 시작한다.

그러나 소년이 침입한 전산망은 미국 방위사령부의 메인컴퓨터였고 그가 시작한 게임은 핵전쟁 실전 프로그램이었다. 난리가 난 국방성에선 곧 소년을 찾아내지만 이미 컴퓨터는 자체보안망이 가동되어 제어가 불가능한 상태다.

컴퓨터가 제시한 시한은 시시각각 다가오고, 소년이 적절한 대응을 못 할 경우 핵전쟁 발발은 불을 보듯 뻔해지는 상황이 되는데...

단순해 보일지도 모르는 설정이지만 이 영화는 사실감 넘치는 연출과 치밀한 각본으로 매우 높은 관심을 끌었다. 미국에서는 이 영화와 같은 상황이 실제로 벌어질 가능성은 없는지 진지한 주의를 환기시켰을 정도이다.